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2
link  김경숙   2022-09-17

그러나 최후의 심판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에게 이 파렴치한 벽화를 파괴하라고 예고했다.

티치아노의 친구이자 사교계를 드나들던 연대기 작가 아레티노는 여론을 들쑤시는 아첨꾼에 가공할 비방자로 유명했는데, 미켈란젤로가 그의 충고를 거절하자 그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퍼뜨리고 다녔다.

"여인숙, 혹은 음란한 공중목욕탕에나 어울리는 작품으로 매음굴의 뚜쟁이조차도 이렇게 노출이 심한 알몸앞에서는 눈을 감을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다행히도 바오로 3세는 미켈란제로를 지지했다. 그는 "최후의 심판날 우리는 모두 주님 앞에 알몸으로 서지 않겠습니까? 라며 그런 비난을 일축했다. 그리고 누구든 감히 그림에 손을 대는 자가 있다면 가차없이 파문하겠다고 경고했다.

89세까지 장수한 미켈란젤로는 열 세명의 교황을 겪었다.

바오로 3세의 후계자 율리오 3세는 1550년 그의 그림에 옷을 입히겠다는 최초의 통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바오로 4세는 미켈란젤로에게 그의 "용납할 수 없는 최후의 심판을 수정하라고" 고 명령했다.

이에 화가는 "내가 그림을 수정하는 것보다 교황 성하께서 세상을 바꾸시는 편이 더 쉬울 것이라고 전해주시오" 라고 말하며 끝내 복종하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은 그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그림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최후의 심판은 모든 면에서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바오로 4세의 뒤를 이은 교황 비오 4세는 최후의 심판을 아예 없애버릴까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생각을 바꿔 우선 베일과 천을 여기저기 두르는데 그쳤다. 비오 5세 때에 또다시 그리스 태생 에스파냐 화가 엘 그레코가 그들에게 "미켈란젤로는 위대한 예술가이지만, 음울한 화가다. 최후의 심판을 지워버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작품을 내가 직접 창작하겠다" 고 제안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거절당했고, 결국 등장인물에게 속옷을 입히리고 정해졌다. 그들은 열성을 다해 능숙하게 그림에 옷을 입혔다. 이 작업은 1592년부터 1605년까지 재위한 클레멘스 8세, 1762년 클레멘스 13세, 1936년 비오 11세 시기까지 이어졌다.

최후의 심판은 이들 교황의 재위 기간에 융성했던 반계몽주의자와 더불어 세월의 더께가 끼어 원래의 걸작과 점차 거리가 멀어졌고, 나중에는 원작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림 전체를 보려면 전기가 발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아주 밝은 조명이 필요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영원히 암흑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오른쪽 아랫부분,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은 물론이고 선택받은 자들의 무리,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도 어둠에 묻혔다.

모든 것이 갈색 층에 가려졌다.

분석결과, 그 갈색층은 오랜 세월 누적된 먼지와 400년 전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된 미사와 콘클라베에 사용한 초의 그을음으로 생긴 검은 때나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색을 선명하게 하려고 사용한 다양한 기름의 흔적과 소의 담즙이나 토끼 가죽에서 추출한 복잡한 혼합물인 동물 아교도 발견되었다.

천장화 복원 초기 계획 때 2제곱미터를 표본 테스트해 보니, 어두운 갈색은 본디 화려한 붉은색이었다. 이로써 벽화를 눈부시게 채색했던 화가의 전체적인 의도가 분명히 밝혀졌다.

요즘은 최첨단 에어필터 시스템이 세월의 흔적으로부터 이 작품을 보호하고 있다. 그래서 최후의 순간이 도래했들 때 그리스도가 인간 한사람, 한 사람들을 인정사정없이 영원히 심판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불안한 장면을 표현한 이 찬란하고 위대한 작품은 현재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모든 방문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이 그림은 신의 붓이 남긴 그림자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로마에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그는 한밤중에 비바람을 맞으며 말을 타고 거리를 질주했다. 그리고 몇 시간후에 오한에 떨며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나흘 후인 1564년 2월 18일, 그는 자신의 걸작 회후의 심판에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그렸던 친구 토마소 카발리에리의 팔에 안긴 채 숨을 거두었다.














명작 스캔들
장 프랑수아 세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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